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파리 도착한 첫 날
짐 내려놓자마자
쌀국수 먹으러 나왔다.
너무 추워서 뜨끈한 국물이
들어가면 몸이 좀 녹을 것 같았다.
쌀국수 맛집으로 유명한 곳이
몇 곳 있는데 문을 다 닫았더라.
워라밸 확실하다.
나중에 다시 태어나면
프랑스 인으로 태어나리.
여기저기 길거리를 배회하다가
어딘지 모를 길까지 오게 되었는데,
쌀국수 집 한 곳이 열려있었다.
살 에는 추위라 못 버티겠어서
급히 들어갔는데 손님이 나 하나였다.
불길한 예감이 들었지만
기본 메뉴로 하나 시켰다.
종업원과 나 뿐...
Only You and I...
정말 아무도 없다.
조용한 걸 선호하는 편이긴 한데
너무 조용하니까 조금 무서웠다.
중간에 누가 들어오겠지 싶었는데도
아무도 안 들어왔다.
갑자기 상황이 낯설고 무서울 경우
주변에 있는 사람과 유머로
친해지란 글이 생각이 났다.
주방장하고 종업원이
중국어로 얘기하길래
나름 라포를 쌓겠다고
어릴 때 잠깐 배웠던 중국어로
아는 척한다고 주문할 때
Yi ge 라고 했는데,
주방장이 갑자기 나와서 뭐라뭐라
나한테 중국어 말했다.
혼란 그 잡채.
이게 아닌데?
뭘 물어보든
shi shi 했더니
들어가서 나오질 않는다.
미친 사람으로 생각했으려나.
10분도 안 되서 쌀국수가 나왔다.
국물부터 한 숟가락 떠서 마셨는데
온 몸의 피로와 추위가 싹 가시는 기분이었다.
고기 한 점에 면 둘둘 말아서
한 입 했는데 생각보다
고기 잡내도 안 나고
깔끔해서 맛있었다.
지금 보니 너무 추워서
미각을 잃었을 수도 있겠다 싶다.
고기가 붉네...
친절하게 고수 못 먹는 건
어떻게 아시고
따로 빼서 주셨다.
한 그릇 싹 비우고 나니
몸이 든든해서 좀 돌아다닐 수 있을 것 같았다.
8시 밖에 안 되었으니 시간이 너무 아까웠다.
거리가 예뻐서 1분 서있다가
언능 숙소 찾아갔다.
너무 추웠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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