https://maps.app.goo.gl/JX1sghm4YiEKMeNP7
사르쾨르 성당은
소매치기가 많아서
혼자 가면 위험하다고들한다.
운 좋게도 아직까진
소매치기 당하진 않았는데
조심해서 나쁠 건 없다고 생각한다.
유럽은 소매치기로 유명하다고 해서
다들 가기 전에 엄청 검색하고 가는데,
다른 거 없고 거지 꼴 하고 가면
아무도 가까이 안 온다.
사진을 찍으려고 카메라를 잠깐 켰는데
이게 누구야 누가 내 머리 바다에 담궜나?
피부 왜 이래? 싶으면 아무도 안 온다.
가끔 눈 먼 친구들이
(눈을 실제로 잃었다는 게 아님)
혹시나 싶어 내 눈 앞에서
에펠탑 열쇠고리 짤랑 짤랑 거리는데
역시 그들은 프로다.
3초 흔들다가 다른 사람 앞으로 간다.
대충 사진을 포기하면 소매치기 안 당한다는 뜻이다.
사르쾨르 성당 4시 즈음 비가 참 많이 왔는데
성당 방문한 관광객들이 정말 많았다.
여기서부터 저 계단들을 올라가야 하는데,
성당까지 가는 방법은 두 가지가 있다.
에스컬레이터로 편하게 가는 방법과
두 다리로 파리의 계단을 느끼며
올라가는 방법이다.
신혼 여행 온 부부라면 파리의 계단을
온몸으로 느끼며 올라가도 행복하겠지만
왠만하면 에스컬레이터를 추천한다.
나비고로 에스컬레이터 탈 수 있다.
몇 유로였지?
기억이 혼미하다...
신혼 여행도 아닌데 계단으로 걸어간
내 자신에게 무한 박수를 주어야 한다.
예전에 에스컬레이터로 편하게 왔다갔다 했어서
계단 몇 개 안 되던데? 괜찮겠지 했던 과거의 나에게
너의 메타 인지 능력은 얼마냐고 물어보고 싶다.
계단을 걷고 걸어도 끝이 없어서
여기가 남산 타워인가 서울인가
파리인가 성당가다가 천국 가는건가
머리가 혼란스러워질 때 즈음
파리 고유 명사 에펠탑 열쇠고리를
내 눈 앞에서 짤랑 짤랑 흔들며
누나 3유로 하면서 파리의 세일즈 맨들이
손을 휘저으면 성당에 도착한거시다.
농(non)
하면 쿨하게 가준다.
그지꼴로 올라간 덕분인걸까.
기분이 묘했다.
삼 세번은 물어봐줘야 동방 예의지국인데.
파리 세일즈 맨들 예의 없군.
잠깐 기도를 드리고
내부를 구경했다.
성탄 전이라 구유도 놓고 잘 꾸며 놓았다.
저기 보이는 흰색 종이에 바람을 적어서
넣으라고 하는데, 아직까진 이루어지지 않았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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구경하고 나오니 금새 밤이 되었다.
밤이 되니 성당이 더 화려하다.
예전에 왔을 땐 이렇게 아름답지 않았는데
성탄 전이라 그런가 너무 예쁘다.
날이 추워서인지 사람이 없었다.
예전에 왔을 땐 성당 앞에서
물뽕하는 애들 춤추는 애들
술마시는 애들 야광 장난감 파는 애들
혼란 그 잡채였는데...
굉장히 조용했다.
여기가 나름 핫 스팟인지 사람들이
돌아가면서 사진을 찍었다.
너무 아름다운 파리.
성당에서 쭉 걸어서 내려오다 보면
에밀리 인 파리에 나왔던 음식점이 나온다.
나름 명소라 다들 저 앞에서 사진 찍거나
기념으로 한 끼 식사 하시는 것 같았다.
멀리서 보는 밤의 사르쾨르 성당은
정말 아름다웠다.
또 가고 싶은 파리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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